• 허난설헌의 곡진한 삶 <초희> 출간, 류서재 소설가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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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부 | 2021.01.08



                                                                         소설 <초희>와 허난설헌의 <앙간비금도>


     류서재 소설가는 허난설헌의 시혼을 다룬 <사라진 편지>를 10년 만에 <초희>로 복간했다. <초희>는 제42회 여성동아장편소설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여성동아장편소설상은 박수근 화백의 <나목>을 쓴 박완서를 배출한 문학상이다.


     정과리 연세대 교수는 <초희>가 인물의 비극을 시의 비극으로 옮겨서 시의 언어가 언어의 전사가 되어 언어의 존재 이유를 위해 투쟁하며, 이러한 언어들의 겨룸을 통해서 시와 정치에 대한 성찰을 크게 드러내고 있는 작품이라는 평을 내렸다.


      류서재 소설가가 <초희>를 복간하는 이유는 시와 삶이 이분되지 않는 허난설헌, 허균 남매의 독특한 시적 태도를 귀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고된 시집살이 속에서도 자기애의 기품을 잃지 않는 허난설헌 시품의 중요한 덕목은 자유와 평등의 시선이다.


     작가는 한 여인의 웃음과 눈물을 우주적 시선으로 높여 인간애의 지평을 확장한 시품의 고절함에 주목하여 허난설헌의 시를 ‘이 세상에서 끝나지 않는 영원한 노래’로 부르고 있다. 


     이 책에서는 허엽, 허성, 허봉, 허균, 5문장가에 태어나 8살에 광한전백옥루상량문을 지은 초희가 명경지수처럼 맑은 시품을 어떻게 곡진하게 붙잡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이 책의 강점은 초희의 언어가 어떻게 삶의 희비극과 조우하는가의 문제를 문학적 사유로 충분히 풀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작가는 삶의 신산한 그늘 속에 핀 고결한 꽃, 눈 속의 난초처럼 살다간 난설헌의 인생을 표현하는 시문 40여 수를 그림자처럼 깔아놓고, 그림자를 움직이는 태양처럼 존재하는 시혼을 섬세하고 심미적인 필치로 그려냈다. 


     하늘의 새를 쳐다보는 앙간비금도처럼 초희의 자유로운 시혼은 하늘처럼 맑고 높은데, 그 맑고 높음이 세상의 이데올로기를 명경지수처럼 비추며, 삶의 질곡을 스스로 내면화하는 과정을 남동생 허균의 칼날 같은 문장과 대립시킨 것은 이 책을 읽는 묘미이다.


      류서재 소설가는 한국 최초 시집살이 세대로 살다간 허난설헌의 시혼을 위무하며, 남동생 허균의 애틋함으로 남겨진 문집, 그 곡진함이 중국, 일본, 동아시아로 퍼져나가 수많은 독자들과 만나라는 의미에서 허난설헌의 시그니처로 표지 디자인했다.


      책표지는 밤하늘을 배경으로 맑은 검정의 이미지를 형상화하여 허난설헌을 나타내는 단어들을 배치했다. 허난설헌, 조선시대, 1563년(출생), Gender-Equalism, 양성평등주의자, 강릉시, 꽃?, Respect all의 단어들로 허난설헌의 아이덴티티를 이미지화했다. 이런 기법은 프랑스 파리 쿠튀리에르가 자신의 이름을 스카프나 핸드백에 프린트해서 자기 존재감을 표현하는 것과 같다.


      허난설헌이 현대에 다시 태어나 허난설헌 스타일로 수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그녀의 작품에 싸인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그녀의 아픔을 위무한다.


















     류서재 소설가
    고려대 문학 박사
    <사라진 편지> 여성동아장편소설상, <석파란> 황금펜영상문학상,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 선정, <여자의 초상> 대한민국디지털작가상, 단편 <한없이 부풀어오르는 말들에 관하여> 아시아문학콩쿠르상 수상


    박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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